2021. 1. 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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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대체 누가 경영을 하지?

나는 일반 회사의 사원이다. 일반 회사는 보통 경영을 하는 사람이 경영학이나 경제학 전공을 한 사람이 많이 하고 있고 기업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기존의 전반적인 업무를 두루두루 했던 사람이 경영을 하게 된다. S전자의 경우 과거와는 다르게 점점 공과대학 출신들이 경영을 하는 것으로 전환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경영이라는 전문분야도 다른 부분을 전부 알아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면 병원은 대체 누가 경영을 하지? 전문경영인이? 아니면 의사 분들이? 이런 의문이 있긴 했지만 큰 병원에는 따로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알아볼 생각은 안 했다. 그러던 찰나에 국내에서 가장 큰 병원 중 하나인 세브란스 병원의 경영을 그린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받아보았다. 오, 신기한데?

 

최근 바이오주들이 난리였다.

갑자기 왜 주식 이야기냐고? 뭐든 사람들은 눈 앞에 닥친 큰 문제에 굉장한 신경을 쓰게 된다. 코로나19로 엄청난 변화를 갖게 된 우리는 건강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로 인해서 코로나 백신 대상으로 선정된 많은 회사들이 폭등을 하였다. 그리고 밖에 자주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전 국민 주식 열풍이 불기도 했고.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그 많은 백신이건 뭐 건간에 그거를 투여하는 사람은 의사이다(물론 간호사가 주사 꾸욱 놓긴 하겠지만...ㅋ) 뭐 한국은 병원이 비영리기관이기 때문에 딱히 주식을 상장하고 그럴 수는 없지만 아마 병원이 주식으로 나와 있으면 더 크게 성공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그런 면에서 생각을 해보면 이 거대한 병원의 경영은 꽤나 중요할 듯싶다. 

 

병원의 이미지는 사실 어둡고 아프다.

나는 사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병원 자체를 거의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타고난(?) 건강체질이다. 요즘 와서는 좀 삐걱삐걱 거리는 느낌이긴한데 어찌 됐건 병원이라는 곳에 대해서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일단 소독약 냄새가 쫙 배어 있고 누군가 기다리는 표정에서 정말 우울함이 크게 느껴지는 뭔가 가는 것 자체가 힘이 빠지는 그런 곳 말이다. 그런데 항상 수요가 넘치는 그런 곳이라서 딱히 불만을 토로할 곳이 없긴 했다. 특히 정말 너무 싫었던 것은 병원 행정 시스템이었는데 기다리다가 없던 병도 생길 거 같은 답답함이 정말 큰 문제였다. 그리고 힘든 것은 알겠지만 항상 어두운 표정에 병원에서 일하는데 병원일은 하나도 답을 해주지 않는 원무과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큰 변화를 겪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저자는 소아과 의사이다. 하지만 경영에 있어서는 이 분보다 뛰어난 사람을 없을 것 같다.

위에 나왔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소독약 냄새 부분은 로비에 여러 편의 시설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해결을 하였다. 지금은 여느 대학병원이 모두 동일하게 1층에는 각종 커피점과 편의시설이 있고 지하에는 각종 음식점들이 존재한다. 병원을 내방하는 환자와 환자 가족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들도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프랜차이즈의 힘은 여기서 발휘된다고나 할까? 밖에서 먹던 것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매력포인트였던 것 같다. 그리고 병원 행정에 있어서 최근 여러 병원들도 앞다투어 도입했던 창구의 단일화와 더불어 병원 퇴실 시 병실에서도 충분히 모든 대금을 확인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최첨단 시대(?)에 발맞추어 온오프라인으로 예약과 납부가 가능한 것을 보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게 맞지?

 

구조와 설계도 바꿔?

이미 경영자가 되기 전부터 많은 것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다. 병원원무과를 옮기고 병원복을 재정비하고(이럴 때는 같은 연세대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듯하다) 거기다가 병원의 설계를 계속 고민하고 그것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여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노력에 대해서는 정말 칭찬할만하다. 보통 경영자들이 이렇게 세세하게 쳐다보는 경우가 많이 없는데 이 분은 뭔가 다르긴 다르다. 세브란스 병원이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10년간 1등을 하고 있는 것도 병원 내부를 병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향긋한 커피 향과 미술품을 전시하여 환자들로 하여금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주변 환경을 백분 활용하여 여러 도로를 만드는 것도 굉장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이 된다. 이 정도면 충분히 존경받는 경영자이자 의사이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세브란스 병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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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