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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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오잉? 왜 이렇게 얇아? 라는 생각 뿐이었다. 실제로 얇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항상 경영/경제 서적 위주로만 읽다보니 두툼한 책이 기본인데 이 책은 정말 얇아도 너무 얇다. 두 번째로 저자의 이름이 '김정은' 이다. 북한 서적인 줄 알았다. 물론 아니라고 확인은 되었지만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읽다보니 정말 '너무나 소소하다' 라는 느낌이었다. 마음 속 어디선가는 '나도 이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용기를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할까?

 

읽으면서 느낀 첫 감정과 책의 마지막을 덮었을 떄의 감정은 조금 달랐는데, 과연 나는 이렇게 쓸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다. 물론 아직 내가 나이가 50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감이 가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중간중간에 삼대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면서 과연 나의 3대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살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과연 나는 나이대에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해보다가 '나이에 맞는 행동이 어디있어 그냥 내 마음대로 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바꾸기도 한다. 과연 이 산문집의 저자는 어느 쪽일까? 그래도 읽다보니 공감가는 것도 있고 50대와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서 다소 '깨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나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보다 포기하는 것도 안된다고 딱 짤라 말하는 것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귀찮아지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시작도 하지 못하고 지레 겁을 먹고 포기를 하게 된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동일하게 진행이 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포기한 것이 많았던 과거를 다시 돌아보며 후회를 하고 반성을 하게 된다. 이렇게 산문집을 내는 것도 나의 버킷리스트에 포함이 되어 있는데 그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 저자는 그런 면에서는 나보다는 훨씬 난 것이 아닐까? 적어도 이런 산문집에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싣고자 하였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고 '재미있다' 라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여백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세 번째 읽을 때는 그 빈 칸들을 한 번 채워볼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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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