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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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두를 보자면 '최초의 문자는 회계로부터 시작한다' 라고 되어 있다.

왜 그럴까? 결국 순수 물물교환으로는 경제가 진행되지 않자 화폐라는 것이 생겼고 그것이 중요해 지면서 기록해야 하는 방법이 생겨났어야 했는데 그것의 필요로 의해 생겨났다는 것이다. 설이긴 하지만 정말 그럴거 같다는 생각은 한다. 왜냐하면 지금에 와서 보면 이것(돈)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고 할만큼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최초의 주식시장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인데, 네덜란드보다 더 동인도 회사를 먼저 세웠던 영국은 배가 출항을 할 때마다 돈을 모아서 나중에 청산하는 방식을 활용했는데 연속성이 없어서 부도가 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네덜란드는 그 다음의 출항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때문에 성공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 꾸준한 투자와 회수가 가능하여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주식시장 자체는 계속 발전해 갔지만 주식시장 내에 있는 기업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었었다. 그래서 1930년대 대공황이 발생되었을 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많았었는데 그 기업들에 투자를 했다가 파산을 하거나 자살을 하는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때 회계방식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는데 취득원가를 가치평가의 기준으로하여 자산가치를 부풀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GAAP). 그렇게 몇 십년간 유지되던 회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바로 2000년대 였다.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미국에서 발생이 되면서 시가평가라는 부분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파생상품의 취득원가는 확인이 되나 시가가 확인되지 않아 그 대안으로 생각했던 손상차손개념 자체가 무색해져 버렸다.

 

그래서 이후 국제회계기준(IFRS)는 다시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과 유럽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회계를 설명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IFRS를 따라가고 있긴 하나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기준을 두고 진행을 하고 있다. 다만 두 방법 모두 서로가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언젠가는 융합된 다른 회계방법이 나오지 않을까도 한 번 고민해 본다.

 

책 중간에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나오는데,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는 자산가인가? 재산가인가? 라는 것이다.

당장의 평가는 다소 모호하지만(주식에 따라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2017년에는 세계 최고 부자로 불릴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다. 이정도면 경영에 있어서는 굉장한 성공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각 기사마다 자산과 재산이 혼재되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재산이라는 것은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을 의미하고 자산은 회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로서 미래 현금 유입에 기여할 잠재력을 가진 자원이라는 의미이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회계상으로 보는가, 보지 않는가에 차이가 있으니 내용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알지 못했던 재미난 부분도 있었는데, 마이클 잭슨의 전속료는 무형자산(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값어치는 한다는 의미)으로 처리되나 운동선수들의 이적료와 같은 것은 무형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 부상위험이나 성적하락 등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운동선수들이 보면 굉장히 서운해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의 데이터가 계속 쌓여서 부상 부분에 대해서도 가치 평가가 가능해 진다면 향후 회계 처리 방법도 다소 변경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회계는 사실 학교 수업을 들을 때도 듣기만 하면 따분하고 피곤했던 과목이다. 그만큼 친근해지기가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이 책에 있는 회계 이야기는 '이것 때문에 회계를 배워볼만 하겠다' 라는 대목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회계 수업 역시 이런 방식으로 접근을 할 수 있었다면 학생들이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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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