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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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보면서 느낀 감정은 과연 '부산 감성' 과 같은 책은 출판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다.

솔직히 한국에서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어느 도시를 가져다 놓고 어떤 특색이 있는가를 물어본다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똑같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너무나 빠르게 변화를 한 나머지 결국 지켜야 할 것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서울시장의 콘크리트 더미를 남기자고 하는 이상한 발상을 하는 것 등과 더불어 바위가 중요하다고 했던 사람들도 있었고 결국은 남겨야 할 것은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인데 우리는 이것을 너무 등한시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신기한 것은 이것은 한국인이 쓴 책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이걸 꼭 해야한다' 라고 강요하는 부분이 없다. 단순히 교토 어딘가로 흘러흘러 떠내려가서 그곳에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여행 책에서 주로 나타나는 묘한 급함과 긴장감이 생기지 않았다. 대만에서 오신 분이 쓴 글인데 묘하게 일본을 잘 알면서도 그들과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본은 꽤나 많이 다녀왔고 대만을 얼마 전에 다녀왔다. 사실 대만이라는 나라를 단순히 중국의 근처에 있는 중국과 같은 나라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대만은 중국이 아닌 일본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발전되는 것은 사실 많이 발전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노인분들도 독서를 좋아하고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 국민성과 비슷하며 도로와 여러 곳이 엄청나게 깨끗한 것을 보았다. 물론 야시장이나 야외에서 먹는 음식이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중국 본토보다는 월등히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의 일본을 본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저자도 더 일본에 대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우리는 안다. 이런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가면 사진에 찍혀있는 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작고 소박하며 의외로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것을.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 조차도 책으로 만들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이 따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여행 책들의 굉장한 묘미가 아닐 수 없다. 교토라는 곳이 단순히 금각사와 은각사만 있고 그냥 전통 도시라고만 생각했던 나 같은 사람에게 어쩌면 도시 내부에서 또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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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