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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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입사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던 때가 기억난다.

쓰다보니 뭔가 연결도 안되고 제대로 되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당시 유행하던 내용이 바로 '자소서에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임택트 있는 내용이 딱히 없고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스토리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고, 어쨌든 취업은 했으니 꼭 스토리가 좋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했던 부분인 것 같긴하다.

 

비즈니스 모델도 어쩌면 그와 같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면도기는 지금의 모습을 보자면 면도날을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가들도 질레트는 절대 망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사실 그 회사도 부도 직전에 왔을 때가 있다. 사람들이 면도기 자체를 사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전체적으로 1회성의 수익만 나고 그 이후에는 점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던 것이다. 그런데 면도기 자체를 공짜로 나눠주는 방식을 사용했더니 향후에는 반복적인 구매로 이뤄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로도 자주 거론되고 있으며 비슷한 예로 프린터의 잉크나 레이저 토너와 같은 것이 존재한다.

 

애플이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가져가는 부분은 20%수준이다. 그런데 수익은 90% 이상을 가져가곤 한다. 흔히 삼성전자의 모습을 박리다매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들은 어떻게 이런 모델을 만들어 냈을까?

초반에는 단지 선구자의 모습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한다. 사실 혁신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어쩌면 후발주자들이 더 편리하고 친근감있게 다가올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의 화법을 보자면 다소 투박하고 문제가 생기면 '너네가 잘못해서 그래' 라는 분위기의 멘트를 하곤 했는데, 일반적인 CEO의 모습에서 다소 벗어나 매혹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화법을 활용하곤 했다. 이것도 어쩌면 비즈니스 모델의 일환으로 그런 것일지 모른다.

 

추가적으로 보자면 1년에 한가지 모델 출시에 2년에 한 번 디자인 변경이라는 룰을 활용하고(본인들이 만들어서) 성능적으로 더 뛰어난 패드류보다 오히려 모바일 제품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함에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배짱(?) 등을 보면서 단단하게 이루어진 생태계를 다른 기업이 뚫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을 뚫기 위해서는 아마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와야 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애플의 경우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도 애플앱스토어를 통해 많은 이득을 얻고 있는 것을 본다면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오기 전까지 현 상황은 깨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된다.

 

쓰러져가는 일본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을 책에서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생각하라고 하는 부분은 바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패러다임에서는 기존의 강자를 쓰러뜨릴 수 없다' 라는 것이다. 일반 디젤이나 휘발유 차량에서는 독일 3사의 기술을 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으나 그들의 인지도를 넘는 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불가능이라고 생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상위 카테고리를 넘기 위해서는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기차라는 항목을 가지고 테슬라는 시도했고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라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구형차도 신형차의 옵션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야말로 혁신적이지 않은가?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쟁자와 동일선 상에서 이기려는 생각보다는 다른 생각으로 뛰어넘을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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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