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이름만 들어도 뭔가 묘하고 포악한(?) 이미지다. 사실 우리가 흔히 가입하는 공모펀드의 경우 기업을 인수하거나 하는 케이스는 본 적이 없어서 이러한 부분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사모펀드는 어쩌면 공모펀드보다는 훨씬 자유롭다. 주주가 49명 이하이기 때문에 의견 불일치나 초기 모집 금액의 불확실성이 없고 거기다가 소위 '큰 손' 들이 참여하는 마당이기 때문에 비교적 '기다림'에 익숙한 편이기도 하다. 물론 많은 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 등에서 하기 힘든 딜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방법' 과는 다소 거리가 먼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모펀드 자체는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M&A는 대기업 위주는 아닌 듯하다.
얼마 전까지 두산이나 SK가 소위 '미친 듯이' M&A를 진행하면서 쓸어담는 시기가 있었는데 SK의 경우 에코플랜트가 폐처리 쪽을 SK이노베이션이 SK온을 통해서 2차전지 밸류체인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보면서 대기업의 경우 하나의 목표가 생기기 시작하면 정말 '미친듯이' M&A를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삼성이나 LG 등과 같이 M&A에 다소 소극적인 회사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큰 이력이 없기에 M&A 시장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더 이상 먹거리가 없다고 판단이 되면 언제든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2024년은 적어도 사모펀드들의 해라고 생각이 된다. 굵직한 인수합병들이 사모펀드들을 통해서 진행이 되었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한국타이어, 2024년에는 고려아연
아마 최근에 소식을 접한 분들은 고려아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 덕에 고려아연과 영풍과의 역사(?)까지도 알게 되었는데 사실 그보다 더 신기한 부분은 영풍에서 손을 잡은 대상이 MBK라는 사모펀드라는 사실이다. 이미 2023년에 한국타이어에서도 한 번 분쟁이 있었고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지만 절대 손해를 보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돈은 많이 벌지 않았을까? 그게 결과였을까?)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50만 원대에서 있던 주식은 어느덧 100만 원을 훌쩍 넘어 유지 중이다. 여러 생각이 든다. 이 가격이 본질일까? 아니면 사모펀드에 모략에 의한 가격일까? 어느 쪽도 굉장히 신선하다. 사모펀드가 붙는다는 것은 이렇게 가격적인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앞으로 새롭게 진행될 딜은 뭐가 있을까?
이미 지난 딜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위에 언급했던 한국타이어나 고려아연뿐만 아니라 카카오와 하이브 그리고 SM이 얽혀있던 딜도 당시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SBS의 소유주인 태영건설의 위기로 인해서 에코비트라는 회사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이게 4조 가까운 가치평가라는 사실도 굉장히 신선했다. 폐기물 업체가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니... 상장되어 있는 회사뿐만 아니라 비상장 회사도 분명 많은 딜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거기다가 이미 많은 투자를 받았지만 제대로 상장이 되지 못하고 있는 케이뱅크나 토스, 그리고 카카오의 계열사들이 향후 새롭게 진행될 수 있는 딜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장을 할 수도 있지만 상장을 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 딜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들만의 리그.
어쩌면 그들은 엄청난 돈을 만져볼 수도 있지만 한 순간에 엄청난 금액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바이오 쪽의 경우 개발에 실패하면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기에 몇 백억을 투자해도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놀부'와 마찬가지로 근근이 버티고는 있지만 결국 실패를 보고 1/5 수준으로 매각을 하고 나온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국내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수명을 연장하기도 줄이기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모펀드가 들어가면 무조건 안 좋은 시각으로 바라만 보았지만 체질개선에 성공한 케이스도 상당히 많이 보이고 있기에(버거킹이나 서브웨이 사례를 보면 오히려 더 효율적이다) 시장에서 하나의 중요한 주체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냥 개인적인 바람은 내가 산 주식이나 좀 인수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어이없는 생각. 참 재미있게 읽은 M&A계 역사소설과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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