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에 대해서 아는가?
나는 회사원으로서 노동을 회사에 제공하고 있는 입장의 사람이다. 그런데 누군가 나에게 노동법에 대해서 알고 있냐고 물어보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저 월급 받고 퇴직금은 1년 뒤부터 받을 수 있다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노동법의 전부이다. 물론 우리가 노동법에 영향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게 법으로 범위가 한정이 되어 있거나 혜택을 얻을 수 있음에도 회사에서 먼저 챙겨주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권리를 챙겨야 하는 것도 있다(물론 사장님이 알면 분노(?)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다니는 곳은 대기업이다.
대기업의 경우 모든 법의 우선 대상이기 때문에 법에 어긋나는 행위는 왠만하면 절대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도 그러한 혜택을 상당히 많이 보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연차 휴가라는 측면에서 적어도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은 100% 지켜지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혜택이 더 있는 회사를 보면서 우리는 왜 '다른 회사는 있는데 우리는 없는가?'에 대한 의문을 회사에 던지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법대로 했다'라는 답을 하곤 한다. 협상을 이런 식으로 하면 평행선 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법에 권장 사항으로 있지만 우리는 시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더 추가해 달라고 하는 협상은 가능하다. 이 역시도 법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 보자면...
통상임금이라는 부분이 내가 작년에 회사에서 노사 협의를 하는 도중에 가장 어려웠던 항목이라고 생각이 된다. 우리의 월급이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는지 보자면 기본급, 능력급, 시간 외 수당, 능력급 2... 뭐 기타 등등 회사마다 뭔가 덕지덕지 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누더기처럼 들어가 있을까? 노동법 책을 보면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국의 노동 경직성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런데 법을 만들 때 뭔가 계속 노동자를 위한 법을 만드니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우회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을 했었다. 그래서 상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이러한 방식의 금액 상승을(되도록 모두 연봉 산정에 덜 포함되게) 유도하였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이상한 방식이 되어갈 것이라 생각이 되긴 한다. 대체 이런 방식으로 왜 자꾸 유지를 하는 것일까?
그래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포괄임금제이다. 애초에 금액 산정을 할 때 모든 직원들이 최소 몇 시간 이상의 OT(Over Time)을 한다는 가정을 하고 계산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20시간이 산정되어 있으면 20시간 미만에 대해서는 아무런 돈을 지급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연봉에 20시간이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0시간을 하는 사람에게는 큰 혜택이 될 수 있지만 20시간 근처의 OverTime을 하는 경우에는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되며 노사 관계에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달라는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 아마 나중에는 이것이 점차 0시간이 되어 연봉에서 빠지겠지만 사측에서는 최대한 천천히 빼는 것을 기준으로 할 것이다. 이렇게 책에서 나오는 각종 실무에 대한 부분을 보면서 내가 학습했던 것들이 이렇게나 자세히 나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서로 간의 예의가 중요한 것 같다.
노동자와 사용자는 서로 계약에 의해서 진행되는 관계이다. 그런데 어느 한 쪽의 일방이 유리하거나 아니면 한쪽이 너무 불리한 조건이 된다면 법을 통해서 이것을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법은 과거 불리했던 노동 시장을 위해서 제정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불리한 것은 바꿔달라는 통에 이렇게 누더기 같은 법들이 계속 남게 되었다. 어떤 시선으로 생각을 해야 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의 노동법은 노동자라면 무조건 알아야 하는 필수 과목이자 앞으로 많은 변화가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