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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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
거지같은 회사에 잘못 입사했다가 퇴사 당하고 고소와 소송을 통해 승소하기까지의 슬픈데 웃긴 이야기. 이승준 작가(철도 고양이)의 브런치북 화제작 〈공포의 스타트업 체험기〉가 웃기고도 슬프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삽화와 함께 책으로 나왔다. 청춘은 누군가 적당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회 어딘가에는 ‘어른’ 혹은 ‘직장상사’라는 이름으로 청춘을 약탈하고 무너지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인격적으로 존중받으며 일한 만큼의 급여를 받고 일과 직장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는 일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만 느껴지는 이 극한 사회에서 우리 청춘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때론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라는 가면을 선택해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영혼을 갈아 넣으며 일했지만 상식에 한참 어긋나서 오히려 억지에 가까운 업무진행과정과 비인격적 대우에 월급까지 밀린다면 우리는 무슨 선택을 할 수 있는가. 물론 고소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그러나 불합리한 사태를 해결하거나 대화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회사라면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것인가.
저자
이승준
출판
인문엠앤비
출판일
2023.08.15

 

이런 회사는 고소해도 된다!

정말 이런 회사가 있던 것이 사실이야?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뭐 경영자가 나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여느 회사든 마찬가지의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경영자는 진짜 쓰레기이고 망할 놈이다(그래서 진짜 망했나 보다) 그리고 고소를 해야 된다는 표현이 에둘러 '쟨 너무 나쁘니까 고소할 거야!'라는 표현이 아니라 진짜 임금이 체불되어서 고소를 한다는 의미였다. 아, 제목조차도 솔직한 이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이래서 좋소좋소 이러나 보다.

 

이 회사는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규모가 좀 된다. 물론 저자의 회사 생활이 무조건 너무 잘했다라고 표현하기는 애매하다. 그런데 이 정도 규모에 시작부터 어긋나기가 쉽지 않은데 경력으로 왔음에도 경력을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지 않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어느 팀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거진 몇 개월을 버리는 상황이 되질 않나, 아무리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체계가 없다. 물론 시작할 때 블록체인 관련 회사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전에 나의 처남이 있었던 회사도 기억이 나는데 그 회사도 거진 10명 가까이 되는 회사였음에도 엄청나게 체계가 안 잡혀 있고 단지 대표가 퇴근하는 것이 싫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퇴근을 늦게 하는 이상한 현상을 보기도 했다. 이러니까 스타트업도 대표를 잘 보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물론 어느 조직이나 '돌아이 총량의 법칙' 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돌아이는 어디든지 있는데 내 주변에 돌아이가 안 보이면 '내가' 돌아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조직이라는 곳이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은 되는데 그 돌아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조직장이라고 하면 문제가 좀 있다. 여기서 나오는 고블린 본부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어쩌면 제조업 시대의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할까? 다른 사람을 갈구거나 하는 것은 기똥차게 하면서 정작 본인은 정말 못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다. 여느 시대에나 있는 부장급 허세왕이라고나 할까? 그런 사람이 본부장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조직이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인맥으로만 올라가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근데 더 심한 사람도 있었다.

고블린 본부장이 이사가 되면서 그 다음 본부장이 된 사람은 광스터(광고마스터??)이다. 위에 고블린 본부장에 대한 문제를 적어놨지만 적어도 그 사람은 '못하지만 할 일은 하고 사는' 멋진(?) 사람이었다는 표현이다. 이 사람은 심지어 본인 일도 안 한다. 허세만 있고 실제로 하지도 않는다. 차라리 해서 실패라도 하면 그러려니 하는데 이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고블린이나 광스터나 성희롱은 거의 기본 무기처럼 장착되어 있다. 대기업 같았으면 누군가 신고를 했겠지만 여긴 바닥이 너무 좁아서 그런 것도 없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이런 사람들이 과장이 되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분명 회사에서 만나면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이 되는가?

 

결국 회사는 망했다!

심지어 임금체불하고 홀랑 망했고 그 와중에도 경영지원팀장 들은 자신들만 살겠다고 뭔가 다른 꿍꿍이를 했었다. 저자는 사실 인생을 살면서 회사가 이렇게 '망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모두 겪어보고 퇴사를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말이다. 이제는 이렇게 글을 쓰고 카페를 운영하면서 '허허' 웃으며 이야기를 할 수 있었겠지만 과연 당시에 마음고생은 얼마나 심했을까? 많은 경영자들이 있겠지만 절대 이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본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반대로만 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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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