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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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이 책도 사실 그런 관점에서 쓰인 책이다. 진짜 살면서 이렇게 뭔가 확확 바뀐 적이 있었나 생각이 드는데, 그게 딱 2가지가 있다. 바로 IMF 때와 코로나다. IMF 때는 다른 것은 모르겠고 세상천지가 정말 망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나의 아버지는 공기업에 가까운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에서 자살을 한다는 부모 세대들도 있었고 학교 선생님들조차도 오직 '아껴야 잘 산다'라는 말만 무한 반복하던 시기였다. 변화라기보다는 뭔가 심하게 움츠러들었던 시기라고 할까? 한편 코로나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물론 경제적으로 뭔가 빡빡해진 부분도 있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재정립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른다.

관계 재정립?
한국만큼 회식이 많고 저녁 시간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많이 보내는 경우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그만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서로 어울리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코로나가 되면서 그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으로 판단이 되자 점차 그런 만남이 줄어들게 되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 친척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죽고 못 살 것 같았던 죽마고우들과도 만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내가 '매장' 당하는 상황이 되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들 똑같아졌으니까.

그러다 보니 의외로 시간이 많아졌다.
넷플릭스로 대두되는 OTT 서비스의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태블릿 판매가 급증하였으며 집에만 있으니 먹고 움직이지 않아서 평균 3kg 이상 쪘다고 하여 홈트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잘 보지 않았더 자신의 몸을 계속 보면서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막 들기 시작하더니 수영, 요가, 피트니스의 매출이 다시 상승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좀 더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 본다. 코로나에 점차 면역이 되면서(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위험성에 대해서 다소 누그러들면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몸부림이 있지만 한 번 변하게 된 상황에서 과거로의 회귀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도 이렇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겠지.

계속 국가의 힘이 커져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경제학자가 쓴 책이 아니다. 그래서 경제적인 부분보다는 사회 정치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크게 두 가지의 카테고리이다. 하나는 국가가 모든 정보를 갖게 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개인의 인권 문제와 함께 정부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권한을 다 가져가게 되고 더 큰 정부가 되어 사람들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게 되는 중국과 같은 문제가 대두되게 되며 또 하나는 결국 정부가 비대해지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정치 실수에 대한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는 소득주도 성장 이런 것이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느덧 바깥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세븐 웨이브는 결코 회귀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통해서 사람들은 어떤 것이 더 나에게 유리하고 편한지를 알았고 팬데믹 하에서 했던 일들이 생각보다 자신에게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긱 워커들이 늘어나면서 시간에 얽매이는 것보다 힘들어도 잠깐 하고 빠질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누구나 비슷했던 가치관도 사람마다 모두 달라지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 있다. 과연 세상은 앞으로 더 어떻게 변할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더 높은 파도가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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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