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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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거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자주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아내가 워낙 좋아해서 정말 몇 년에 한 번 정도 보는데 항상 볼 때도 아무 생각 없이 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용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냥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기억이 다 없어질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내가 봤던 뮤지컬의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데 내용을 보니 기억이 나는 것이었다! 사람의 위대한 기억력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깊은 기억은 다시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렇게 말을 했던 뮤지컬은 바로 '시라노' 였다.

책에서 초반에 소개되던 다른 뮤지컬과는 조금 덜 인기가 있었지만 기억으로는 상당히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마지막에 결국 어떻게 될까? 를 자극하는 내용이 있었다. 많은 재능을 가졌지만 얼굴이 못생겼던 시라노와 그가 사랑했던 록산(당시 뮤지컬에서는 록산느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시라노와는 완전히 반대 인물인 크리스티앙의 세 명의 이야기로 내용은 시작된다. 자신의 콤플렉스 때문에 차마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한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에게 도움을 주기로 하면서 내용은 조금씩 코믹하게, 그리고 꼬여가던 모습이었는데 마지막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에야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시라노의 말을 들으면서 살짝 눈물도 났었다. 물론 당시 공연을 보았을 때는 분위기에 젖어서 그랬던 것 같고 어떤 배경 지식이 있었다면 좀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맘마미아가 이런 이야기였다고?

이 뮤지컬은 사실 영국에서 처음 보았다. 일단 영국에서 보았으니 모두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고 뭔 소리인지 당연히 몰랐지만 그저 옆에 사람들이 웃으면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왜 그 당시에는 이 내용을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영어라서?ㅋ) 단순하게 아빠를 찾는 내용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결국 엄마의 선택과 사랑에 대한 고뇌, 그리고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혜학(?) 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에 이런 내용을 좀 이해하고 보았다면 그런 상황에 대해서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은 왜 그때 안 나와가지고!

 

사실 진짜 그랬을까? 위키드

오즈의 마법사는 어렸을 적에 한 번씩 다 보기는 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마지막 결말을 정확하게 모르겠다는 것이고(심지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비슷하더라) 마녀가 나와서 너무 쉽게(?) 해결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런데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이라는 재미난 상상 속에 이러한 뮤지컬이 생겨났다. 알고 보니 전혀 반대의 상황, 그리고 모든 것이 엉켜있다면? 의외로 오즈의 마법사의 결말은 사실 슬펐다면?? 이런 재미난 상상 속에 지금도 공연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은 역시 상상력을 먹고사는 동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내가 몰랐던 정말 많은 뮤지컬의 이야기를 모두 알 수 있었다. 마치 영화 30편 정도를 유튜브로 한 번에 몰아서 본 기분이라고 할까? 재미도 있었고 이제는 그 뮤지컬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어떤 뮤지컬을 한 번 볼까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뭔가 뮤지컬을 봐야만 할 것 같은 마법에 빠지게 하는 책이었다. 이런 쪽으로 문외한이었는데 정말 꽤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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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