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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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조예가 깊습니까?

최근에 미술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이번에 읽은 허세 미술관도 그 맥락을 따라가는 내용인데 책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다 읽고 난 느낌은(벌써?) 한 편의 역사책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유럽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쭉 읽어볼 만하다. 적어도 이 책에서 읽었을 때 '이건 미술 관련 단어라서 뭔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기독교에 대한 그림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녔는가?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종교 때문에 싸움도 일어나고 전쟁도 일어나는 마당에서 과연 이것이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가지만 미술적으로 보자면 사실 그림은 항상 주제가 동일할 지언정 굉장히 좋은 시기였음이 확실하다. 보통 게임을 하더라도 아이템이 갖춰져야 즐겁게 할 수 있는데 미술에서 보자면 아이템은 각종 미술 도구들이다. 적어도 이런 종교적 그림을 그리면서 교회에서 돈을 아꼈을 리가 없으니 작가들은 많은 혜택을 보면서 그렸다고 한다. 그들 중 거장이라고 소문이 난 사람들은 엄청난 부를 누릴 수 있었고 거기다가 주제를 어느 정도 빗겨서 그릴 수도 있었으니 당시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알고 있던 미켈란젤로나 라파엘 등이 바로 그러한 케이스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종교는 과연 남성 위주인가?

종교적인 그림도 그렇고 실제로 성경에 나와 있는 내용들도 보면 누구나 '남자가 위, 여자가 아래' 라는 의미로 쓰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성모 마리아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자. 다른 사도들이나 예수의 경우 모두 사람이다. 아무리 그들이 선택을 받았다고 하지만 애초에 성모 마리아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아예 이야기 자체가 시작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본다면 여성이 더 위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고 한다(저자의 의견!) 과거 성모 마리아상은 각 집에 비치되어 있었고 지금처럼 미인을 의미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미화가 되었다고 할까? 실제로 있었던 없었든 간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종교적 상징들은 계속 조금씩 변화가 되어 왔다는 것도 사실이겠다.

 

눈이 즐거웠던 누드화들.

인간의 본능(?)을 살살 흔들어 놨던 누드화들. 사실 미적으로 보자면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그 내면을 보면 생각보다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하다. 각종 학파에 따라 모든 사람을 누드로 그리고자 했던 사람도 있었고 과거 부인들이 스스로의 누드화를 그리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륜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볼 거 다 본 사이(?) 이기 때문에 뭔가 거리낌이 없어 더 그런 뒷이야기가 생겼을 수도 있겠다. 저찌됐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건드려서 작가들은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그 작가 중 하나였을 때 실제 눈앞에 다 벗은 여자를 그리는 상황에서는 어떤 느낌이 올까? 그런 묘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보면서 미국의 애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미국식 사실주의를 이끌어 낸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림들이 대부분 영화의 한 장면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뭔가 에로틱한 것을 나타내는 듯 하지만 실제로 시선은 완전히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거나 서로의 생각과 다른 것을 연출하는 등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실 더 과거의 그림들은 너무 종교적이거나 이질적인 느낌이 많아서 뭔가 와닿지 않지만 호퍼의 그림은 뭔가 그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렇듯 이 책에서 자신만의 선호 미술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산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된다. 시간이 될 때 다 읽어보면 정말 상식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으니 어디 가서 읽고 자랑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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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