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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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집으로 버거킹이 배달된다고 해서 뭔가 했다.

내가 신청한 건데 잊어먹고 있었더니 버거킹이 집으로 온다고 해서 누가 햄버거를 배달해 준 것으로 알았다. 한국에서도 맥도널드와 더불어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햄버거 가게, 버거킹의 이야기다. 흔히 코카콜라, 맥도널드가 미국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버거킹만큼 미국적으로 파는 것도 없어 보인다. 일단 솔직하게 말하자면 맥도널드보다 버거킹이 좀 더 맛있다(개인적으로 와퍼를 상당히 좋아한다) 맥도널드에서 빅맥을 시키는 것과 같이 버거킹에도 와퍼가 존재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가게로서 몇 년 전부터는 한국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을 시작해서 매장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어딜 가나 하나씩은 존재해서 즐기기도 참 좋은 상황이다. 그런 버거킹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뭐든 시작은 좌충우돌이다.

1960년대는 한국은 뭐 그냥 거지깽꺵이 같은 나라였고 떠오르는 태양이었던 미국도 지금에 비하면 정말 발전되지 못한 나라 수준이었다. 맥도널드보다 먼저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었고 실제로 초기에는 맥도널드가 롤모델을 버거킹으로 잡았을 정도로 그리고 그런 롤모델 안에서 빅맥이라는 버거가 탄생했을 정도로 선두주자였다. 창업자인 짐 맥라모어의 경우 프랜차이즈 초기에는 자본을 어디서 수혈해서 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속 지점을 내는데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좋았을 수 있으나 본인에게는 항상 돈이 부족한 상황이 생겼다. 자식도 많이 낳았고(그나마 위안인 것은 아내가 너무나 훌륭했다) 당장 자신의 집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준의 연봉을 유지했기에 이렇게 큰 회사로 자라날 수 있었다.

 

넓다는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한국의 경우 프랜차이즈가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오히려 자영업자는 더 큰돈을 들여서 주변에 자신의 브랜드를 다 깔아놓는 편이 효과적이라 생각이 될 정도의 전략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워낙 땅이 넓기도 해서 다른 곳에 지점을 낼 경우 그 지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려워져서 다른 사람을 채용하거나 투자를 받아서 그 지점을 운영하게 된다. 초기에는 이러한 방식이 계속 문제를 겪게 되었지만(기계 문제나 사람 사이의 관계 문제 등) 차츰 매뉴얼화가 되고 시스템이 정리가 되면서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에는 매 년 100개 이상의 지점을 낼 정도로 커지게 된다. 물론 맥도널드가 이거보다 더 커지게 돼서 순위가 밀리게 되지만 말이다.

 

중간에 자본 부족으로 필스버리에게 인수가 되면서 한차례 폭풍을 경험한다.

이 시기가 미국에서는 프랜차이즈가 가장 성공하기 좋은 시기였던 것 같은데 이 시기를 놓치게 된다. 버거킹은 그냥 유지만 하고 그 외의 사업을 하고 싶었던 필스버리의 생각 때문에 결국 짐 맥라모어는 퇴진을 하게 되는데 그 이후로 버거킹이 내리막을 걷고 그런 것은 아니나 초기에는 유지, 이후에는 마케팅 효과로 선전을 하게 되었으나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이후에는 필스버리를 적대적 인수합병 대상으로 했던 런던의 그랜드메트로폴리탄의 공격을 받게 된다(사실 뭐 주식인수이니 경쟁에 의한 문제는 아니었다) 이때 투자은행에서 제안한 방법은 버기 킹의 배당을 통해 분사를 하고 필스버리를 살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창업자가 화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회사가 무너질 것 같은 상황이 되었으니 말이다.

 

결국 런던 회사의 승리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나 재정상태는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버거킹은 계속 내리막을 걸었고 1993년까지 계속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구원투수의 등판은 바로 짐 맥라모어였다. 한국에서도 가끔 이러한 경우가 있긴 한데 과거의 성공을 답습한다고 해서 비난도 많이 있긴 하지만 한 번 성공을 경험해 본 사람은 성공 방정식을 잘 풀 수 있다는 다른 의견도 존재하긴 한다. 그렇게 생각을 해 보면 그의 등판은 정말 옳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기계도 좋아지고 경기도 활성화 되면서 와퍼 가격을 내려서 박리다매로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와퍼가 더 비싸도 맥도널드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점차 사이즈를 늘려서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와퍼'는 충분히 든든하다는 것을 고객에게 심어줬다는 의미였다. 뭔가 읽다 보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나오는데 한 번 쭉 정리해서 다시 읽어보니 재미있던 것 같았다.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이 회고록을 쓰고 1996년에 암 진단을 받고 얼마 안되서 사망을 했다고 한다. 지금의 버거킹을 보았으면 저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여러 수제 햄버거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도 꾸준하게 팔리는 것은 프랜차이즈의 힘이라고 생각이 된다. 빅사이즈 햄버거의 기적이라고 일컫어지는 버거킹을 하나 먹으면서 책을 덮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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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