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5. 12:30
728x90

 

뭔가 도발적인 제목.

하지만 다 그런 이유가 있다. 저자의 '고통'을 심층 보도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좋아서 신혼여행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갔는데 이렇게 힘들 줄 알았을까? 하지만 인생은 이렇게 바뀌는 것인가 보다. 그들이 대기업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살다가 꿈을 찾아 떠나지 못했다면 이런 생활은 없었을 것이다. 과연 이런 생활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단순히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서 감동받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그 하기 싫었던 봉사활동 속에서 어떤 것을 얻었는지, 그리고 이렇게 1년을 다녀와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지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누군가 아름다운 꿈을 꾸지만 그 꿈을 진행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을 갖고 이 책을 펴기 시작했다.

그래, 처음에는 뭔가 이상적이다. 신혼여행을 세계일주라고 말하다니 어느 여자든 빠져들 것 같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그 돈을 대체 어디서 마련을 하는가에 대해서 물어보니 퇴직하고 퇴직금을 활용해서 가겠다고 한다. 여기서 사실 사랑이 없다면 절대 실행하지 못할 것 같다. 당장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나 무모한 짓 같은데 이렇게 돈을 벌지 않고 그저 쓰기만 하는 생활을 1년이나 한다고 한다. 참고로 해외 봉사의 경우 무료로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돈을 내고 가서 해야 하는 것이다. 여행으로 쓰면 즐겁기라도 하지 과연 얼마나 힘들지 알 수 없는 부분이다(물론 당연히 힘들고 또 힘들다) 그래도 이 '두잇 부부'는 실행했다. 이름과 같이 바로 실행을 하는 부부인데 이 부부가 얼마나 천생연분인지 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아프리카에서의 봉사활동은 솔직히 지옥같은 곳이었다.

책 말미에 나오지만 항상 늦게 일어나고 음식은 할 줄 모르며 항상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심지어 봉사활동을 다녀와도 동일했다고 한다) 그녀에게는 이런 곳이 당연히 지옥 같은 곳일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봉사활동이 의미가 있어도 쉽게 할 수 없었을 텐데 그녀만의 끼를 활용하여 너무나 즐겁게(?) 그곳 생활을 즐겼다. 사진 곳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단 하나도 찌푸린 흔적이 없는 것을 본다면 그녀의 쾌활함과 쿨한 성격은 정말 본받을만한 것 같다. 하지만 중간에 가출을 감행할 만큼 힘든 시간도 많았고 반대로 비자의 끝까지 여행이 아닌 봉사활동을 택할 정도로 바뀐 세계관(?)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녀는 점점 성숙해져 간다.

 

남편은 엄청난 기획자이다.

아내가 너무 힘들어 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초저가 해외여행'을 넣어두었다. 몰디브도 가고 유럽여행도 가면서 무조건 봉사활동만 하면 오게 되는 매너리즘이나 지치는 부분에 대해서 해결하려고 했다. 이렇게 '체계적인' 여행을 처음 보기도 했고 거기다가 많은 면에서 대화가 성숙해 보인다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리고 아내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잠재우지 않고 더 넓혀줄 수 있도록 인도의 발리우드 진출을 모색해 본다던가 사회자를 맡게 해 보는 등 그녀의 끼를 충분히 발산시켜 주었다. 이 얼마나 현명한 남편의 모습이란 말인가? 서로가 숨긴 모습 자체를 볼 필요가 없으니 오히려 더 깊어지는 사랑의 의미라고 할까?

 

내가 저 나이로 돌아가면 신혼여행을 저렇게 갈 수 있을까?

솔직히 봉사활동 자체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무리일 것 같다. 하지만 회사를 포기하고 다른 것을 하라고 하면 진짜 한 번쯤 미쳤다는 생각으로 해 보고 싶다. 신혼여행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을 보면 분명 정말 최고의 시기에 다녀온 것은 맞는 거 같은데 이런 아름다운 추억 하나라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신없이 달려만 가야 하는 세상에서 이렇게 잠시 멈췄지만 그래도 매스컴도 타고 유튜브도 할 수 있는 이런 모습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728x90

'생활 속의 독서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르투갈에 물들다  (0) 2021.09.22
나는 런던의 에이전트 레이디  (0) 2021.09.09
제주 북쪽  (0) 2021.08.26
사장님 만나주세요  (0) 2021.07.31
내 마음 아직도 그곳에  (0) 2021.06.16
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