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은 인생의 후반전일까?
내 나이가 40이 넘어가면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는 이제 슬슬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등바등 올라가면 그래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20대 때부터 열심히 해왔으면 혹시나 올라갈 수 있으련만 나의 20대와 30대는 생각보다 폭풍처럼 지나갔고 생각보다 매섭게 몰아쳤다. 이제와 그것을 후회하면 무엇하련만, 그래도 계속 후회가 되고 슬슬 마무리가 되어가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나이 60에서 보자면 40은 아직도 한창일 나이기도 하고 아직 더 나아가야 할 나이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은가?
마흔은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했던 시기이다.
우리는 마흔이 되기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남들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실수를 하기도 하고 또 우연치 않은 행운을 잡기도 한다. 그것이 인생이라면 참 재미있는 것이겠지만 당사자가 당시에 겪은 다양한 상황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예순의 나이에 계신 분들이 해 주고 싶은 내용을 엮어본 내용이다. 아, 물론 '훈계' 를 하려는 내용이 아니라 예순의 나이에 계신 분들이 글을 쓰면서 그 안에 있던 인생의 지혜를 빌려본다는 의미이다. 전문 작가들이 아니기에 글이 투박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경험담이라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데 예순의 나이에 글을 쓰는 것이 쉬울까?
당연히 어렵다. 거기다가 이 책에서 나오는 예순의(사실 그 이상의) 나이의 사람들은 인터넷 블로그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과거에 글을 써 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의지' 만을 가지고 시작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가장 크게 반증하는 것은 바로 '아무것도 배우고 싶지 않다' 라는 것인데 특히 한국만큼 배움에 대해서 인색한 곳이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거나 귀찮아해야 한다고 어디 적혀있기라도 한 것일까? 이렇게 자연스레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것도 배우면 금방 할 수 있는데 그것마저도 귀찮아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여기 책에 있는 모든 어른들이 새삼 놀랍게 보인다.
예순, 새로운 도전을 하기 딱 좋은 나이.
책에서 나와 있는 한 꼭지 중 하나의 제목이다. 마흔인 내가 보았을 때 예순이라는 나이는 아직 멀어 보이긴 하지만 곧 있을 현실이다. 하지만 예순의 나이게서 바라보는 마흔은 이미 지나갔고 많은 경험이 있었던 나이다. 마흔에 무엇인가 하기에 걱정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걱정하지 말고 일단 '시작'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예순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알맞은 나이라고 하는데 마흔에 그런 것을 뭐 하러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나 역시도 그간 그저 내 앞날에 대한 걱정만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무엇을 더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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