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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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그 깊은 독백
것처럼 공허하다. 이제부터 아마추어 같은 삶은 시작될 것이다.” 멈춤과 여백을 허용하지 않는 현대사회 속 인간의 삶을 노래한 시집 《풍경소리》의 박갑성 작가가 7년 만에 펴낸 신작 에세이다. 이번에는 32년간 근무해 온 직장을 떠나는 정년퇴직자로서, 지나간 시간에 감사하고 한편으로 쓸쓸한 감정을 일기 형식으로 담았다. D-365로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삶의 일부였던 정든 공간에 퇴직 인사를 고하기까지 1년의 시간이 기록된다. 작가는 여전히 새벽 지하철과
저자
박갑성
출판
예미
출판일
2025.02.10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느낌인지 몰랐다.
어느덧 40대 중반으로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주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업무를 하다가도 이 업무로 나중에는 뭘 먹고살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고, 한편으로 나는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생각도 해 본다. 가끔은 이것이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아마 실제로 정년퇴임을 하게 된 저자도 비슷한 일을 겪지 않았을까. 이 책은 정년퇴임을 앞둔 한 사람의 1년간 소희을 다룬 책이다. 

내가 만약 1년이 남았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지금은 회사라는 곳이 나의 돈벌이이기도 하지만 생활과 문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회사 덕분에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회사의 이름 덕분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상
생기면서 그 돈을 통해서 다른 부도 창출할 수 있다. 아, 물론 그 반대의 감정도 느낄 수 있다. 항상 얽매여 있다거나, 뭔가 회사는 너무나 가기싫은 그런 느낌 말이다. 모든 직장인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막상 다니던 곳을 가지 않는다면...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일까? 아니면 그냥 시원섭섭한 느낌만 있을까? 나의 아버지도 한 회사에서 36년간 일을 하시다가 정년퇴임을 하셨는데 거의 3년 가까이를 방황하셨다. 회사원인 우리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회사라는 곳에 종속되어 있고 그것을 나가는 것은 굉장한 모험 중 하나이다. 정년이라면 강제로 그 모험을 해야 하니 얼마나 두렵겠는가?

정년퇴임도 축복이다.
최근 경제 분위기가 어두워지면서 정년퇴임이 아니라 강제로 퇴직을 해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마무리를 준비하는 그의 모습이 한없이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 자체도 축복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나는 어떤 마무리를 하게 될까? 정년퇴임이든 다른 이유에서의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왠지 모를 잔잔한 울림이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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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