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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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같이 산다?

사실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 생각보다 좋다고 한다. 둘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때 한쪽으로 의견을 몰아줄 수 있는 것도 있고 내가 잠시 없더라도 나머지 두 명은 그래도 즐겁게 있을 수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것은 좀 이야기가 다르다. 과거 우리는 대학교 기숙사 혹은 군대에서 보다시피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나면 신경 쓰는 것이 계속 증가를 하게되고 그로 인해서 결국 한 명씩 뛰쳐 나오는 것을 익히 보게 된다. 그런데 같은 동성도 아니고 이성 간에 3명이나 모여서 살 수 있을까?

 

사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과연 3명이 같이 살 수 있을까?' 라는 내용이 아니고 '집 짓는 과정과 그 속에 있는 여러 일들' 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성추행 사건 등과 같이 민심이 흉흉한 상태에서 과연 이성끼리 살 수 있는가에 대해서 다소 의아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하나는 커플이고 나머지 한 명은 와이프의 친구. 다른 사람이 볼 때 이상하게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시선을 조금은 유쾌한 방법으로 넘어간다. 말 그대로 '직장 동료' 라고 말이다. 강화도에서 서점을 열어서 운영을 하게 되면서 사실은 딴 생각(?)을 품을 시간 자체가 없었고 성적인 문제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청소 빨래 음식 등)에서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그래, 사실 이런게 진짜배기 이야기이지.

 

친구 중에 건축사도 있어서 알고 있는데 집 하나를 지으면 10년을 빨리 늙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경 쓸 것도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허가' 를 받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곳으로 동분서주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데 사실 공무원 입장에서는 굳이 빨리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사람이 재촉하고 권유하고 하다보면 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실제 회사에서도 이렇게 닥달하는 사람에게 먼저 해주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내가 하면 안되고 다른 사람이 하면 될 때가 가장 열이 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허가 부분과 건축사 등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을 보면 내가 집을 짓고 있는 것도 아닌데 열이 받는 상황이 된다.

 

집을 우여곡절 끝에 다 짓고(외관은 참 멋져보인다) 생활을 해 보니 이제 생활에 어려움이 하나씩 나온다. 신혼부부라도 싸우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거기다가 +1이 되니 안 싸울래야 안 싸울 수가 없다. 더군다나 다 각자 혼자 살아온 시절이 있어서 여러모로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셋이 처음 지내고자 할 때는 이런 것까지 생각은 못했겠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상충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고 할까? 하지만 그들은 그것도 하나의 규칙을 만들어서 해결하고자 했고 어쩌면 그런 자정 작용으로 인해서 이렇게 같이 살고 또 이렇게 글까지 쓸 수 있게 된 것일지 모른다. 요즘 그냥 신혼부부가 집 짓는다는 것으로 책을 쓰면 볼 사람이 어딨겠는가.

 

만약 내가 이 상황에서의 사람이었다면 나는 슬기롭게 살 수 있었을까?

어쩔 수 없이 이런 상황이었다면 살았겠지만 한편으로 나는 이렇게 살기에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 인듯 하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나마 대리만족을 느끼며 본다(집을 짓고 싶지도 3명이서 살고 싶지도 않다는게 내 솔직한 심정이긴 하다 ㅋㅋ) 그들은 7년이란 기한을 두고 같이 살자고 했고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과연 7년을 채울 수 있을까? 아니, 7년 뒤에 더 같이 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들의 직업이 이렇게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기에 할 수 있던 이야기겠지만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색다른 가정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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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