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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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돈을 빌린다. 그런데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빌려준 사람한테 오히려 돈을 받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이 책의 제목인 '마이너스 금리' 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돈을 맡은 후 그 돈을 굴려서 이자를 지불하고 남은 차액을 얻는 것이 목적인 은행이 이제는 '보관료' 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도 진행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점차 자리잡아 간다고 한다.

'은행에 돈 맡겨도 손해야'

라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손해' 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이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계 경제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연코 '급격한 인플레이션' 이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디플레이션은 서민들에게 있어 축복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가치 자체를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다. 흔히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짐바브웨달러' 준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얼마 전까지 몇 백억이 있어도 빵하나를 제대로 사먹기 힘든 상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멍청한 정부 탓이겠지만, 그만큼 통화의 가치가 하락되면 자국의 경쟁력이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물론 기술력이 뒷받침 된다면 통화 하락을 반기는 국가들도 많이 있다)

 

그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 대장인 미국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양적완화이다.

양적완화는 소위 '돈뿌리기' 를 시도하는 점인데, 통화량을 늘려서 경제의 활성화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이다. 말은 거창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모르핀' 에 가까운 것이다. 이미 심장이 멎기 직전인 사람에게 모르핀을 투여하여 잠시나마 그 고통을 잊고 다시 활동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물론 그 사람은 모르핀을 맞아도 맞아도 죽는 일은 없다. 전 세계가 동시에 망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양적완화를 하게 되면 오히려 주변 국가에서 더 환영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금리를 올리려고 하는 FRB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의 이슈(브렉시트류) 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무한정 찍어내면 결국 가치는 계속 하락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일본이 걱정하고 있는 모습은 결국 엔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은 되고 있으나 기축통화인 달러에 비해서는 분명 떨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일 것이다. 한국의 입장으로서는 가까운 나라인 일본이 어느정도 경제 성장이 되어야만 수출에 있어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고(경쟁하는 부분이 많긴 하나, 일본으로 수출하는 품목도 상당한 편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경제성장을 해 주는 편이 더 좋다) 어쩌면 향후 공동의 적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일본만한 나라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일본을 바라보면서 점차 가라앉고 있는 섬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마이너스 금리 상태는 비정상적인 상태이데, 선물 거래를 할 때도 근월물과 원월물이 뒤집히게 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려고 하는 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어쩌면 마이너스 금리라는 것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타국 경제 위기가 생길 때마다 반복되는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카드는 이제는 더이상 쓸 수 없는 상태이고, 결국 이렇게 폭탄돌리기에 누군가가 당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다가 소위 '세 개의 화살' 로 대변되는 경제 성장 공식이 브렉시트 한 방에 무너진 것을 본다면,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인 일본도 아직 안심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 한국은 어쩌면 내실을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정책을 펼쳐야 하는 의무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 금리 싸움에 당당하게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답답하겠지만 그게 현실이니 정부는 한 번쯤 주변국에 목 매지 말고 내수시장 확충을 위한 정책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인구가 적다고 하나 솔직히 5천만이면 정말 많은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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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