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는 항상 머리가 복잡할 때 가는 곳이다.
그곳에는 고등학교 친구가 살고 있기도 하고 펜션과 커피점을 하기 때문에 쉽게 가서 '돈만 쓰면' 되긴 한다. 물론 다른 곳보다는 저렴하게 할 수 있지만. 거의 매년 한 번씩은 갔던 거 같은데, 그간은 아이들이 어려서 가지 못했던 곳을 하나씩 가고 있다. 이제는 걷는 것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기 때문에 제주도의 오름을 하나씩 정복해 보고 있는데 사실 내가 여행지를 잘 기억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갔다 오고 나면 이름이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그 풍경과 느낌, 바람 등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아마 나와 같은 스타일의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오름은 참 묘하다.
난 사실 산에 올라가는 것을 매우 '극혐' 한다. 힘들기도 하지만 대체 왜 굳이 산에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산에 올라가는 그 자체를 즐기기도 하는데, 나는 다른 한편으로 힘든 것보다는 그냥 여유롭게 능선타고 다니는 산행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그럴까? 오름은 딱 나의 체질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가파른 오름이 있기도 하지만 결국은 산은 아니기 때문에 잠깐의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모두 해결이 된다. 만사 OK라고 할까?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오름을 하나씩 올라가 보게 되었다.
저자는 15년차 직장인에서 넘어간 케이스다.
나 역시도 아이가 아플 때 정말 서울에서의 생활을 모두 버리고 제주도로 갈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다. 서두에 친구가 살고 있었다고 했으니 그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실행하지 못했지만 저자는 성공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학습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오름을 오르는 직업을 갖게 된다. 아이러니하다. 나도 뭔가 크게 홀리는 것이 있었다면 이렇게 했었을까? 이러한 용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대단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돈을 많이 벌긴 힘들지만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을 그대로 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을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오름이야기이지만 책의 중간에는 사진 등이 별로 없다.
사실 제목만 봐서는 다양한 오름을 소개하기 때문에 사진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정작 사진은 다 뒤쪽에 몰려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사진이 중간중간 배치가 되어 있었다면 집중이 더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사진 없이 오직 글만으로 상상하게 되는 부분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마지막에 사진을 보면서 왠지 모를 바람의 느낌, 탁 트인 시야, 서울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광경들이 자꾸 생각이 난다. 제주 오름에 한 번 올라가 보니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시각으로 작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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