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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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포스터
“늘 완벽해야 해”, “처음부터 잘해야 해”, “잘난 척하면 안 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이런 생각들과 함께 따라오는 가면들을 쓴다. 완벽해 보이는 가면, 천재 가면, 착한 아이 가면. 특히 공부와 학습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은 가면 쓰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란다. 그렇게 나 자신을 잃고 가면을 쓰면서 불안심리에 시달리는 현상, 즉 가면증후군을 겪는 ‘임포스터(Impostor, 남을 사칭하는 사람, 사기꾼을 의미)’로 성장하는 한국인들이 너무나 많다. 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불안감을 쉽게 끊어내지 못하고, 자녀에게 같은 가면을 대물림하기도 한다. 메타인지 심리학 전문가 리사 손 교수는 자신 역시 어린 시절에는 착한 딸, 좋은 학생, 성인이 된 후에는 완벽한 엄마, 훌륭한 교수로서 가면을 쓰고 살았다고 고백한다. 손 교수는 메타인지를 연구하면서 비로소 진실한 자신을 찾을 수 있었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학습과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와 아이들을 돕기 위해,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메타인지 실천법을 신간 《임포스터》 안에 담았다. 리사 손 교수는 책 곳곳에서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메타인지 실천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왔을 때 “우리 애 천재인가 봐!”, “우리 애는 모르는 게 없네!” 하며 배움을 완결 짓는 칭찬이 아니라, “이번 시험에서는 뭐가 어려웠어?” “여기서는 어떤 게 더 궁금해?” 하고 새로운 학습을 유도하는 칭찬을 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잘 모른다고 해서 ‘우리 애는 공부머리가 없어’ 하고 금세 포기하기보다, ‘조금만 더 해보자’ 하고 생각을 돌이킨 뒤 아이를 기다려주는 용기를 가져보길 권한다. 부모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아이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일어나고 있다. 학습이 이뤄지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거쳐 이것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손 교수는 일상 속에서 메타인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연습을 통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며, 혼자 힘으로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모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저자
리사 손
출판
21세기북스
출판일
2022.01.05

 

당신은 임포스터인가요?

먼저 임포스터가 뭔지 정의를 알고 가야 한다. 최근에 아이가 하던 모 게임에서 나오는 단어라서 도둑이라는 의미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가면을 쓰고 있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나쁜 의미인가?'라고 물어본다면 모 자기 개발서에는 회사에서는 항상 가면을 쓰고 다녀야 한다고 가르치는 책도 있다. 분명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은데 왜 이 책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을까? 이 책의 시작을 그러한 의문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는 사실 완벽하지 않다.

당연하다고? 사실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가장 크게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을 수 있다. 일단 몰라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남이 알게 되면 그것보다 '치욕스러운' 것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냥 지나가는 것이 마음에 더 편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그런데 인도나 중국인들을 보면 정말 모르면 모른다고 무식하게 달려든다. 우리가 보기에는 의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성장속도가 월등히 빠른 것을 본다면 우리는 일단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을 하고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이러한 임포스터는 스스로 발전함에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빨리 가면을 벗고 필요한 것을 얻어야 한다는 의미다.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만족하는 것보다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눈이 가 있다. 이러한 야심이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상당히 스트레스받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성공을 하더라도 소감 같은 것을 들어보면 자신이 어떤 노력을 해서 성공했다기보다는 모든 공을 주변이나 우연의 일치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아마 한국에서는 그것이 겸손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겠지만 글쎄... 과연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생각이 될까?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기만한다는 표현으로 쓰일 수도 있다. 앞으로 점점 사람들이 섞일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부분은 어쩌면 고려를 해야 하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메타인지다.

언제부터인가 유행처럼 나오는 내용이지만(나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단어로 느껴진다) 책에서 말하는 메타인지는 사실 어렵게 뭔가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한국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너무 낮게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꼭 높은 성과를 맞춰야만 하는 고정관념 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저자 역시 한국계로서 미국과 한국의 중간에 서서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스스로를 인정함과 하지 않음 사이에 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으며 말을 그렇게 많이 하는 교수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린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을 그리 내켜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스스로도 메타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듯하다(어찌 보면 오랜 경험의 결과일 수도?)

 

나는 임포스터인가?

그렇다. 솔직하게 나도 다른 사람 앞에서 겹겹이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이 맞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가면 속에서 나 스스로를 그 가면 사람에 맞추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했다.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며, 자기계발에도 충실하고 인맥도 좋아야 한다고 하는 나의 임포스터 기질은 아직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시간과 돈 그리고 체력 이렇게 3박자가 모두 갖춰지긴 힘드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그만큼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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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