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에 제목만 보고 오해했다.
월급쟁이로 살다가 뭔가 사업을 해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 아니면 바깥세상은 정말 잔혹하다는 류의 내용(드라마 미생 같은?) 그런 것을 생각을 했는데 내용 자체는 비슷하긴 한데,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백수'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정확하게는 백수는 아니지만 백수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최근 유행하는 '파어어족'이라는 것을 모티브로 책을 썼는데,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운 것은 돈을 버는 과정 따위는 대충 적혀 있어서 재테크에 뭔가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냉소적으로 책을 썼지만...
이 책은 상당히 솔직한 책이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면서 항상 퇴근을 하기를 원하고 일을 하지 않는 쉬는 날을 원한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직장인에게 막상 한 달 이상의 시간을 주고 너 혼자 아무거나 해라라고 하면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리듬이 모두 깨진다. 나 역시 직장인으로서 15년 이상을 근무해 보았기에 경험해 보았지만 막상 휴가를 오래가게 되면 뭔가 더 이상한 느낌이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억지로 뭔가를 해보다가 나중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게임도 너무나 재미있는 시점은 처음 일주일 정도이지 나중에는 지루해서 못한다. 그런 것을 보면 과거 우리가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것을 그렇게 오래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 본다.
연락이 거의 오지 않는다.
이건 뭐 당연하다. 나 역시 과거 하루에 전화를 100통화 이상 씩 할 정도로 회사에서 많은 전화가 왔다. 그만큼 많은 업무를 했다는 반증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쓸데없는 전화도 너무 자주 왔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파견으로 부서를 옮기자 한 달도 되지 않아 귀신같이 전화가 아무에게도 오지 않았다. 가끔 오는 전화조차 오랜만에 전화해서 그 업무를 하고 있었는 줄 알았다는 전화였으니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퇴사를 하면 아마 더 심하지 않을까 싶다. 돈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있지만 나를 찾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바로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게 된다.
돈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그건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거기다가 투자로 돈을 벌었고, 심지어 도박도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주변에서 뭔가 투자를 하거나 돈을 넣어보라고 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요리조리 잘 피해 다닐 수 있던 것은 그전에도 그런 사람들은 충분히 많았을뿐더러, 서울대 출신이다(뭐... 편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단한 거 아닌가) 지금도 그 의심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그 덕에 친분이 있는 사람을 많이 늘릴 수 없는 것도 단점이라고 하겠다.
너무 단점만 있는거 아니야?
50억으로는 사실 파이어족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게 어쩌면 이 책의 결론일 수도 있다. 그럼 얼마나 필요하지? 사실 돈은 다다익선이지만 적어도 100~200억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내가 파이어족이 직접 될 수는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렇게 50억 번 사람의 파이어족 이야기를 대리만족하여 보는 것은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했을까? 인생에 가정이란 없지만 한편으로는 속 편해 보이는 그가 너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나도 파이어족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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