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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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워크
일과 가정, 자유 시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실천적 대안 인간에게 일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일까? 생존하기 위해 임금노동에 스스로 복종하는 사회구조 안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탈노동 프로젝트는 주로 남성 위주의 산업과 일자리에만 집중해왔다. 그럼으로써 흔히 가사노동으로 대표되는 ‘사회 재생산 노동’은 등한시되었다. 이 책은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의 변화를 살펴보고 우리의 미래를 내다보는, 더없이 소중하고도 긴급한 이야기다. 요리, 청소, 육아, 돌봄 등과 같은 무보수 가사노동이 어떻게 이전의 전통 사회보다 현대 생활에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돌아보고, 그와 관련된 장벽과 난관, 불평등 문제를 논의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재생산 노동 담론에서 가장 필요한 네 가지 요소, 즉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에서 제기된 다양한 주장과 시도를 사례로 들면서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다. ‘일이 끝난 뒤’, 또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자유 시간을 누리는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일은 어떤 형태로 우리를 속박할까?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생존하기 위해, 즉 임금을 받기 위해 스스로 노동에 복종한다. 그것은 또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시간을 팔아넘기고 통제권까지 넘겨준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길바닥에 나앉아 배를 곯고 빈곤하게 살게 될까봐 두려워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날 일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배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과 자동화 같은 혁신적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런 만큼 더 적게 일하고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새로운 탈노동 사회로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임금노동이 아니라 미래의 노동자를 키워내고, 현재의 노동인구를 재생시키고,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부양함으로써 사회 자체를 재생산하고 유지시키는 ‘사회 재생산’이라는 일이다. 하지만 재생산 노동, 즉 육아, 돌봄, 잡다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집안일 등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탈노동 담론에서 ‘진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묵살되어왔다. 오랫동안 가사노동에는 금전적 이득과 구별되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다. 돌봄 노동은 가족에 대한 사랑의 노동으로, 가정은 외부 세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간주되고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 그럼에도 고착화되고 그릇된 편견이 지배하는, ‘기계가 아니라 살갗을 만지는 일’은 그 규모와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실제로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무보수 재생산 노동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2014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는 장기 무보수 돌봄 노동에 81억 시간이 소요되었고, 미국인들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을 무보수로 돌보는 데에만 180억 시간을 썼으며,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데이터를 보유한 64개국에서 하루 동안 이루어지는 무보수 노동시간이 164억 시간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민 전체 노동시간의 45~55퍼센트가 무보수 재생산 노동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 가족이 잘 돌봐줄 거라고 기대하는가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억압적 노동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이 책은 ‘사회 재생산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가사노동을 둘러싼 여러 담론과 논쟁, 그리고 열정적인 투쟁과 획기적인 실험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극대화하는 실천적 대안을 내놓는다. 물론 그 핵심은 가사노동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이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노동 문제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온 저자들은 이 책에서 모든 사람이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성차별적인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 몇 세기에 걸친 변화를 추적,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재생산 노동의 핵심 사안을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탈노동 관점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오븐 등 각종 가전제품이 집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데도 가사노동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의 스마트 홈 기술은 가정을 해방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가정 기술을 둘러싼 여러 논의와 주장에 뒤이어 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청결, 안락함, 육아, 그리고 전반적인 분주함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어떻게 강화되고 표준화되었느냐이다. 이에 대해서는 가정 내 청결, 말쑥한 몸단장, 육아 등의 규범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보편화된 결과 노동시간이 그 기준을 만족시키고 더 많은 결과물을 내는 데 투입되었다고 말한다.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어떻게 생계 부양자/가정주부 모델이 남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강압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는지, 관습적 단위인 ‘가족’이 언제까지 가사노동과 돌봄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그 해법이 무엇인지도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나아가 주거 공간에 대한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의 실험 사례를 소개하면서 주거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새로운 상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앞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 가지의 핵심 원칙, 즉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의 개념을 설명하고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탈노동 사회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할 수 없다. 끊임없는 환경 변화와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는 장애물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듯, 그것은 한없이 프로메테우스적인 과정의 일부이고 궁극적으로는 시간을 해방시키고, 인류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악명 높은 근로시간, 최하위권의 워라밸 지수, 만성적 과로와 젠더 불평등, 가사노동의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은 무척이나 도발적이고 유용하게 읽히면서 많은 물음표를 던진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이 끝난 뒤(애프터 워크)’, 또 일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 것인가. 지금 우리는 이 두 갈래의 길 앞에 서 있다. 왜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 시간을 갖지 못할까? 기술ㆍ사회적 기준ㆍ 가족 형태ㆍ주거 공간의 역사와 새로운 미래 이 책은 우리의 자유 시간을 잡아먹는 재생산 노동을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하는지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네 가지 요소를 끄집어낸다. 그것은 바로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이다. 다양한 가전제품과 로봇, 그리고 스마트 홈 기술이 도입되었는데도 왜 집안일은 산더미같이 쌓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은 20세기에 일어난 ‘집 안의 산업혁명’과 기반 시설의 발전, 가전제품의 개발, 식품ㆍ의류ㆍ보건의 외주 등과 같은 혁명적인 변화를 돌아본다. 또한 우리 시대의 가정 기술에서 일어나는 혁신이 어쩌다가 노동을 줄인다는 야심을 내려놓게 되었는지, 가사노동과 돌봄 노동의 자동화가 잠재력을 품고서도 막다른 길에 다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숙고한다. 다음으로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적 규범과 기준, 기대가 어떻게 강화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혁신적 기술은 또 다른 일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결과물을 기대케 했다. 이로써 노동의 양이 줄어들 희망은 사라졌고, 개인의 자유 시간은 지속적으로 침해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따르고자 하는 규범을 함께 결정하고 스스로 법을 제정하는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가정 내의 사회적 관계, 특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 재생산의 주체인 핵가족에도 주목한다. 사회 재생산 노동의 관점에서 핵가족은 비효율적인데다 각종 젠더 불평등의 온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핵가족 형태는 여전히 우리 시대의 문화적 상상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핵가족은 어떻게 탄생해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가족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또한 관습적 가족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은 언제까지 사회적으로 외면당할 것인가? 이렇듯 핵가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불합리한 문제와 제약, 그리고 변화하는 양상을 면밀히 짚어본다. 가정 공간을 어떤 형태로 조직하면 가정 내 무보수 노동과 돌봄 노동이 겪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본다. 20세기의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 실험, 즉 러시아 혁명 직후의 열린 공간인 ‘주택 코민’, 프랑크푸르트 주방, 붉은 빈, 드롭 시티, 랜다이크 운동 등은 생활공간과 대항적인 사회적 상상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재생산 노동을 둘러싼 네 가지 요소의 분석을 기초로 탈노동 미래를 위한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이다. 이 개념들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유연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자유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저자
헬렌 헤스터, 닉 스르니첵
출판
소소의책
출판일
2024.02.28

 

집안일도 일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는가?

아내에게 집안일도 일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일이라는 것은 돈을 벌어야 일이지, 그건 일 아니야."

일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일까? 집안일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인데 그만한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는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반반 갈라서하는 경우도 꽤나 많아졌고 남자가 아예 가정주부를 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사실 집에서 하는 일을 돈을 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제품들이 나왔다.

청소기,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등등...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당신의 집안일은 줄었을까? 우리가 과거에 비해서 집안일을 하는 시간은 사실 그리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제품들이 나와서 편안 하게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시간이 줄지는 않았다는 의미이다. 왜 그럴까? 사실 이 제품들의 특징은 이것을 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럴까? 더 깨끗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더라도 절대적인 시간을 줄이는 케이스는 없다. 오히려 평소에 하지 않았던 것들까지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간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좋은 케이스가 있었으니 말이다.

 

집 또한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최근 50년간 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나라가 없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인구는 증가했지만 자신의 영역이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 등이 등장하면서 동선은 더욱 넓어지기 시작했고 집 또한 더 넓고 좋아지게 되었다. 한국과 같이 애초에 땅이 좁았던 곳은 사실 아파트와 같은 형태가 유리할 수밖에 없지만 미국과 같은 곳은 중산층으로 갈수록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더 넓고 더 좋은, 그리고 더 많은 것을 품은 집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러니 집안일은 그에 발맞추어 늘어난다. 이상하다... 분명 편해지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 집을 늘렸는데 오히려 일이 늘어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동화를 통해 모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까?

우리는 회사든 어디든 자동화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많이 접하게 된다. 특히 고소득 층의 업에서 자동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으로 자동화를 할 수 있는 구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어떤 업이 남게 될까? 아마 대면으로 할 수 있는 업이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평균연령이 증가하면서 노인 요양보호사와 같은 업무는 고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절대 없어지지 않을 업이 되어 버렸다. 당장 의사보다도 간호사가 더 오래 살아남을 직종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살갗을 만지는 직종에서 일을 해야 하는 당위성도 분명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미래의 일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과거 미래학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면 실제 변화한 모습과 많이 다르게 변화된 것을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상상력이 의외로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구나' 라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 그리고 지금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가 결코 평생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그리고 집안일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분배를 해야 할 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미래의 업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집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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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