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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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사평 역에서 걸어서 7분, 경리단길 초입부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으로 갔다.

구중궁궐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함이었을까? 어쩌면 도박수에 가까운(어차피 아무도 성공한 사람이 없으니 실패해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변화를 시도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된다. 청와대 근처의 중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더 그렇기도 한데 왜 저길 저렇게 꽁꽁 싸매고 있는지, 주변에서는 왜 매일 소리를 지르고 앉아있는지 의문이었지만 시민들만 고생이었지 실제로 대통령은 궁궐 같은 곳에서 띵까띵까 잘 놀고 있었다(워낙 크기도 하고 소리도 들리지도 않으니) 어쨌든 간에 일단 시도는 했고 결과는 '미래는 용산에 있다'라는 것으로 인해서 용산의 땅값이 뛰고 있다. 사실 용산이 과거에는 한강 지역 외에는 특별히 비싸지 않았던 곳인데(어찌 보면 가성비가 괜찮았던 곳인데) 이제는 슬슬 넘사벽의 길로 향하는 것 같다. 서울에서 가장 중심에 있기도 하거니와 어디든 이곳을 거쳐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것이다. 교통에 있어서는 정말 괜찮은 곳이다.

 

물론 서울 시내 대부분의 문제기도 하지만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성동구와 같이 미친듯한 언덕까진 아니지만 지금까지 개발이 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구도심이기도 하거니와 언덕이 많이 껴 있어서 개발을 하는 과정도 생각보다 순탄하지 않았다. 그리고 상업 지구가 꽤 많이 있던 이유로 전반적인 개발이 어려웠던 것도 있다. 이태원과 경리단길을 보면서 앞으로도 이 상업지구 자체가 개발이 되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봤는데(차라리 장사가 안돼서 다 나가면 모를까 장사가 되는 동안에는 굳이 부실 생각이 없을 테니 말이다) 아마도 주거지역보다는 더 값어치가 높은 상업지구가 잘 나가는 지역이라 그럴 것이라 생각이 된다.

 

남산 대림아파트. 용적율, 건폐율 보소...

그럼에도 보물같은 곳이 있었다.

서울 시내에 이만한 용적률과 건폐율을 가진 아파트가 또 있을까? 물론 아래 사진과 같이 남산이 보이는 위치이기 때문에 분명 사선으로 규제를 받고 있을 것이라(높이 제한) 생각이 된다. 그럼에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되는 것은 현재 아파트에 '엘리베이터' 조차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날도 좋고 동네도 조용하고 너무 이쁘다
바로 복도이지만 나중에 활용이 가능할 것 같은 공간

얼핏 보면 그냥 대형 빌라 단지 같다.

내가 예전에 살던 청구 빌라와 같은 곳의 느낌인데 그래도 나름 5층이다. 그런데 실제 들어가보면 복도가 살짝 있고 그다음에 집으로 된다. 묘하게 계단식+복도식을 섞어놓은 느낌인데, 뭐 그 복도를 한 집씩 사용하는 것이니 나중에 리모델링이 진행된다고 하면 그만큼 확장해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보너스 같은 공간이라고 할까? 물론 내가 직접 리모델링을 해보지 않아서 활용 여부 까진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되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단지는 산을 약간 올라가야 되서 튼튼한 다리가 필요하다.

아, 그리고 보통 임장을 갔을 때 주차되어 있는 차의 평균 가격을 보면 대충 주민들의 재산 정도를 알 수 있는데 상당하다. 포르셰만 20대를 넘게 봤으니 말이다. 50평이 넘어가는 평수도 있는 것을 보면 과거 상류층이 살던 아파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더 좋은 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많이 있겠지만 말이다.

 

국평(33평) 단독
주공아파트가 이렇게 깔끔해?

그 뒤에 이태원 주공아파트가 있다.

'주공' 아파트인데 이렇게 깔끔하게 관리된 곳이 있나 싶기도 하고 앞의 대림아파트는 중앙난방이지만 여기는 심지어 개별난방이다. 어차피 엘리베이터 없는 것은 똑같고 대림에 비하면 조경이나 놀이터는 다소 떨어지지만 이미 오랜 시간 지난 아파트이니 그런 것은 아예 관심 밖이다. 거기다가 리모델링 설계 선정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슬슬 시동을 거는 것 같다. 국평뿐이 없어서 정말 비슷한 사람들끼리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국평 호가 기준해서 15억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위치+기대감이 정말 잘 들어맞는 곳이라 생각이 된다.

 

설계업체 선정, 깔끔한 관리 상태 굿

다만 거주 목적이라고 생각하자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다.

경리단길 쪽으로 많은 상가들이 있지만 소규모거나 술집/카페 위주이기도 하고 이곳이 학군 지도 아니기 때문에 아이 가르치는데 그리 좋지는 않다. 다만 근처 미군 부대가 완전히 없어지게 되면 자연히 개발 붐이 일어날 것이고 상권도 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말 그대로 용산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좋은 혜택이 아닐까.

 

뒤쪽의 남산은 정말 일품이다.

한강뷰가 좋다고 하지만 이곳은 남산뷰가 정말 일품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강뷰에 뒤질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뷰가 가릴 이유도 없고 지하철도 미친 듯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니기에(6호선이라는 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차만 있다면 한 번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곳이다.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 더 발전될 기미가 보이는 이곳을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만 안고 돌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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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