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있던 전형 중, 봉사시간을 100시간 이상 채우면 되는 전형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3년동안 100시간 채우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무척 힘든 일입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채우라고 하는 30시간 때문에 나의 황금같은 주말을 날려 먹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기회가 닿아서 친구들과 꽃동네에 가서 1박 2일동안 봉사활동만 하던 날도 있었으니 말이지요. 당시에는 왜 그리 이런 사람들이 어색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그 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제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구요.
두 번째로 봉사활동을 제시한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이기심이 생기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해서 입니다. 20대 초반에는 그나마 남아있던 양심들이 점차 사라져 간다고 할까요? 소위 속세에 찌든다는 이야기를 점점 경험하게 됩니다. 학교 동기들도 결국은 경쟁자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 더군다나 최근 결혼도 직장도 포기한 세대가 되어버린 2030세대들에게는 점점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든 사용한다' 라는 것이 만연해 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봉사활동이라는 것을 한다고 하면, 말 그대로 '시간 때우기' 밖에 될 수 없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어릴 적부터 봉사활동을 해 왔던 사람들이 나중에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돈을 많이 벌고 그 다음에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이 목표치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사람 욕심은 한 없이 계속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최근에 회사에서 분교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저도 이기심이 많이 늘어난 지라 '더워죽겠는데 왠 봉사활동이여' 라는 생각을 안고 갔었는데요. 뭐, 실제로 학교의 아이들과는 얼굴조차 마주친 적이 없지만, 안에를 청소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더러운 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청소를 하지 않고 외부 사람이나 어머니들이 청소를 한다고 하는데 여기는 그럴 여건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할 때는 좀 짜증도 나고 했는데 다 하고 나서 보니 내가 해 놓은 부분이 굉장히 깨끗해 보여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많은 봉사활동을 해 봤지만 억지로 한 경우가 많고 이렇게 주도적으로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만큼은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매주 봉사활동을 한다던가 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인연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다녀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마음 한 구석이 후련해 진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해주면서 대가를 받습니다. 그것이 기업이 돌아갈 수 있는 하나의 원리인데요. 그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는 그 봉사활동이 주 업무보다 더 즐겁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반드시 대가가 있어야만 일을 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쩌면 그저 마음의 평화나 어려운 사람의 미소가 대가로 돌아올 수도 있겠네요. 이건 30대가 아닌 20대가 되기 전부터 하나의 습관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부모님의 생각도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한 달에 하루 공부하지 않는다고 해서 성적 1점이 더 오르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지요.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귀가 좀 솔깃해 지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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