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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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특히 노래에 사랑 내용 빠지면 99%가 사라질 정도로 사랑은 인생 최대의 관심사이다. 나의 연애사 듣는 거 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고, 누구와 연애한다는 이야기가 어디서나 핫이슈인 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연애도 분명 항상 공평하지는 않다. 세상에 공평한 것이 하나 없는 것 처럼 말이다.

 

연애를 하고 있는가?

그럼 지금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가? 여기서 말하는 을이라는 것은 항상 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조차 본인의 성향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제 3자가 보았을 때는 정말 이상하기 짝이 없는데, 왜 저렇게 연애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주변에 정말 왜 저렇게 연애를 하나 싶은 사람도 있었는데 결국 그 사람과는 언젠가는 헤어지더라. 흔들거리는 것이 보이는데 그 흔들거림을 본인의 의지로 덮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나보다. 그런데 주변에서 보는 현실은 단순히 흔들거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는 느낌이다. 이런 연애가 길게 여운이 남고 슬프다. 사람은 이루지 못한 것을 미화하기 마련이고 그 미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렬하고 길게 남는다. 그래서 항상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이 길게 남는 이유인 것 같다.

 

사실 나이가 이제는 조금 있어서 연애를 했던 감정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다. 굳이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해 주자면 이렇다. 결국 결혼까지 갈 운명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변곡점이 생길 것이다. 그 변곡점에 따라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뀌는 시점이 오는데 그것을 잘 활용하면 서로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조언 뿐이 할 것이 없다.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하면 그 연애는 지금 당장 그만둬도 상대방에게 아쉬울 것이 없는 상태이다. 그만큼 나만 힘들고 나만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을의 연애가 가장 아프고 슬픈 것은 바로 이런 문제다. 상대방은 내 마음을 전혀 몰라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항상 '현재' 를 사랑한다. 지금 이 상태의 유지가 주는 아늑함에 항상 빠지게 된다.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직전에 그 사람의 따뜻한 한 마디로 자동 연기가 되고 평소 하지않던 작은 행동에 마음이 풀어진다. 보통 을의 연애를 하는 사람은 마음이 넓으면서도 조급하다. 넓은 것은 그냥 단순히 관대하다는 의미이고 그 연애로 인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연애가 자신의 디딤돌이라고나 할까? 그렇기 때문에 그 디딤돌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디딤돌은 사실 생각보다 가볍고 쉽게 부서진다. 하지만 많은 노래 가사들을 보면 정말 고귀하고 무겁고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조금은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연애지만 상대방이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면 그 연애에 대해서 좀 더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위로해줘' 라는 말을 듣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객관적으로 판단만 해줘' 라는 것을 듣고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그 사랑에 간섭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사랑이 아닌 그냥 디딤돌로 가고 있다고 하면 주변에서라도 한 번쯤 '그렇게 하면 안돼, 다르게 해봐' 라는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 역시 기존에 그런 을의 연애를 해 보았기 때문에 헤어짐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며, 그리워지는지 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헤어짐을 당하거나 더 아픈 상처만 남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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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