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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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정말 자주 가는 곳 중 하나가 되어버린 제주.

정말 제주만 10번 이상 다녀온 나로서는 매 번 갈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제주가 너무나 좋다. 친구가 서귀포에 살고 있어서 주로 서귀포를 위주로 이동을 했었는데 이제 구석구석 가다 보니 점차 제주시로도 올라오게 된다. 묘하게 많이 발전한 것 같으면서도 과거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곳. 특히 중심가를 벗어나는 순간 너무나 한적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 항상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책의 뒤를 보니 제주 북쪽과 제주 동쪽이 나왔다. 앞으로 두 서적이 더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 책은 내가 가보지 못했던 제주의 아름다운 곳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얼마 전 다녀왔던 산지등대이다.

책을 보다가 내가 다녀왔던 곳이 있으면 이렇게 반가울 수 없는데 그 때의 그 아름다운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다른 어떤 곳 보다 제주의 밤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등대가 있던 이곳은 사실 낮에는 하얀 등대의 모습 때문에 익숙했던 곳인데 주변에 푸르고 구름과 그렇게 색이 비슷할 수가 없었는데 밤이 되니 단연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내가 갔을 때는 보지 못했지만 여객선도 오고 가는 것을 보면 배 위에서 바라보는 등대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도 해 본다.

 

지난번 여행에서는 전기차를 사용했었다.

SM3 ZE 모델이었는데 사실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렸던 차였다. 과거 항상 빌렸던 모닝이나 레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가속 능력이 뛰었났고(개인적으로 SM6보다도 훨씬 좋았던 것 같다) 반대로 가장 힘든 것은 짧은 주행거리로 인해서 항상 충전기를 찾으러 다녀야 한다는 점이었다. 거기다가 3상으로 설정된 시스템이 고통을 주었는데(얼마 없어서) 가려고 했던 곳은 아니었으나 우연히 충전소가 있길래 쓰윽 들어갔다가 장장 1시간의 만장굴 탐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길이가 7.4km에 이른다고 하니 실제로는 더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여름이었음에도 내부는 정말 시릴 정도로 싸늘했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뻥 뚫리게 시원하기도 했다. 굴 위에서 맞던 비 같은 물이 묘하게 마음을 흘러내리게 했던 것도 이 굴의 장점이었으리라.

 

그러고 흘러흘러 보성시장을 갔었다.

아, 참고로 나는 시장을 굉장히 혐오하는 편이다. 깨끗하지 못하고 불편한 것에 대해서 굉장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의 순대와 음식들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트리는 매력이 있었다. 이렇게 책에서도 나와 있는데 실제로 가서 먹었을 때는 양이 더 푸짐했다. 특히 깍두기는 입에 착착 달라붙었으며(아마... 달다는 이야기?^^;) 수육은 정말 일품이었다. 역시 돼지의 고장(?) 시장에서 군것질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라 뭐를 먹지는 않았지만 무심결에 쳐다보면 먹고 싶어 질 만한 것들도 꽤나 있었다. 옛날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꼭 한 번 다시 갔으면 하는 시장이었다.

 

항상 제주에서 돌아오는 길은 아쉬움이 넘친다.

책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쉬운 광경. 그리고 또 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 제주의 북쪽에는 신도심, 구도심 같은 경우에는 도시에 살던 나에게는 비슷한 풍경을 그곳을 벗어나자마자 펼쳐지는 바다의 모습은 마음을 신선하게 하고 쭉 뻗은 도로를 달리면서 서울에서는 절대 할 수 없었던 자유로운 주행도 만끽해 본다. 그거다가 갑자기 차를 멈추고 나와서 아이들과 와이프와 사진을 찍으면 그렇게 아름답게 나올 수 없는데, 한국에서 정말 최고의 배경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제 동편 찾아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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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