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자, 책을 설명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요, 단연코 말하는데 어떤 사람도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실수의 빈도의 차이거나 실수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세상에 정말 많이 발생하는 사고들이 진짜 사람들의 악행으로 이루어 진 것 보다는 대부분 실수로 인해 이루어 진 것이 많습니다. 사실 실수라기 보다는 무언가 간과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겠지요. 순간적인 판단 오류라던가, 아니면 기존에 '이렇게 했었는데' 라는 관습에 의한 문제라던지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반도체 회사 입니다. 그리고 설비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항상 여러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크게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이 '사람에 의한 Loss' 인데요. 다른 것은 그냥 보고서 하나로 해결이 될 수 있지만 사람에 의한 문제로 이루어지게 된다면 정말 징그럽게 오래 '시말서/보고서' 가 쫓아다니게 됩니다. 거기다가 간부들의 구박과 괄시를 생각하게 된다면 정말 회사 다닐 맛이 떨어지지요. 그런데 제가 회사를 한 7년 정도 다니다 보니까, 동일한 실수가 계속 동일하게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던 것입니다.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Miss가 발생될 수 있는 그 자체를 제거 해야 하는데, 애초에 그것을 제거하지 않고 사람의 판단에 의해서만 교육을 하는 것이지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 없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로봇이 움직여서 사람과 부딪히는 문제가 있는데, 매번 나온 방식은 '람이 로봇을 조심하자' 라고 하는 70년대식 사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 보면 아예 로봇에 센서를 달아서 주변에 무언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멈추게' 만들면 사고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 정착되는데 거의 20년이 걸린 것을 본다면 사람은 정말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에 안전에 관련된 교육을 배울 때 나왔던 이야기지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고 위험이 되는 요소 자체를 없애는 것' 이고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사람이 아닌 기계가 제어하는 방식' 이 차선책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도 사람은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표현되는 것이겠지요.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실수를 줄이려고 하지 말고 그 실수가 공개되어 서로가 공유될 수 있도록 한다' 라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회사가 갑자기 망할 실수가 아니고서야 어찌됐건 한 번쯤은 겪어야 하는 실수일 수 있습니다. 그 실수를 통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구요. 그런데 그 성장 자체를 거부하고 그저 실수를 줄이려고만 한다면 우주선이 폭발할 때 나타나는 정말 작은 실수들이 큰 재앙으로 올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한국의 회사들과 같이 실수자체를 싫어하고 절대 안되는 것으로 금기시 하는 회사들이 많다면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보여주려 하지 않을테고, 그 때문에 발생될 많은 문제들을 보이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한국의 CEO들을 본다면 정말 답답할 수도 있겠습니다. 본인은 실수를 자랑스럽게 설명하면서 부하직원에게는 실수를 정말 가혹하게 처벌합니다. 본인이 옛날에 당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보고서를 쓰고 시말서를 쓰고 한다고 해서 정말 실수가 없어지던가요? 실수로 하여금 문제에 대해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는 것도 하나의 교훈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외국 어느 회사 처럼 실수를 하면 오히려 상품을 준다던가 하는 그런 이벤트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실수로 인해 사람으로 하여금 일과 멀어지게 하는 그런 일은 이제는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