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독서/소설

세상의 모든 딸들

오르뎅 2019. 3. 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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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상위시대?

최근 남자로서 바라보는 시선은 '여성 상위시대' 가 아닌지 궁금했다. 뭐든지 레이디 퍼스트라는 이야기가 있고 뭘해도 여자가 먼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인가? 라는 생각을 하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을 해보면 그들이 '왜 우선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과거를 돌아다 보면 많은 희생을 겪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사실 지금 사회가 여성 상위시대라고 하고 페미니스트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동안 없던 '평등' 에 대한 시각을 바꾸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와중에 그것을 이용하면 여성도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사회는 이렇게 서로 평등한 위치에 올라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힘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남자의 입장에서 이제 무조건적인 힘이 '필요없는 세상' 으로 바뀌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이 책은 현대사회가 아닌 아주 예전 부계 사회의 극을 보였을 때의 모습을 그린 내용이다. 소설이기 때문에 실제로 있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때의 사회상을 많이 반영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지금의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남성 우월주의와 더불어 결국 여자는 아이를 낳아야 하고 아이 때문에 살아가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인 야난의 조그마한 반란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결국 자신의 어머니와 동일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세상의 모든 딸들이 겪었어야 할 많은 상실감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책이었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내용 아닌가? 사실 최근에도 그런 말을 하는 딸이 많은 것을 보면 언제나 있어왔을 내용이긴 한 것 같다. 엄마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엄마에게서 한계를 목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딸들은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간다. 배우자를 고르는 방법과 자녀를 훈육하는 방법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어떤 결핍도 그대로 닮아가게 된다. 나 역시 나의 아버지와 크게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동생인 메리를 맘에 들지 않는 남자에게 시집보내지 않기 위해(사실 그녀의 동생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늑대를 빌미로 다른 곳을 향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그때 자신과 관계를 맺었던 남편인 티무와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녀는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패인 '임신' 을 활용해서 마음을 돌리려고 하지만 그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가에 혼란이 온 남자를 결국 설득시키지 못하고 아이를 낳다가 죽게 된다.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정말 너무 서글픈 것이 아닐까? 어쩌면 지금도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의학이 좋아져서 단지 생명만 연장되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부족에서 가장 이쁘다고 소문난 야난의 일대기는 결국 많은 남자와의 염문 끝에 아이를 낳다 끝이나는 것, 그것이 그 당시 그녀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덮고 나서 많은 여운이 남는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책의 뒤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면서 아쉬운 면이 있지만 더 어떤 내용으로 이어가야 할지는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저 사회를 부수는 일을 할 수 있을리 없지 않은가? 우리는 어쩌면 지금 사회의 여성들에게 사회를 부수지 못하면 그저 순종하라고 하는 하나의 벽을 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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