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의 법칙
한국에는 많은 경찰과 검찰이 있다.
의견은 다소 분분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될 정도로 법치 국가로서의 위상은 높은 편이다. 적에도 다른 나라에서 놀러 온 사람이 치안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정도라는 의미이다. 국내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범죄 형량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 역시도 '범죄를 저질렀는데 무죄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통령도 감옥에 가는 나라에서 이 정도면 말 다하지 않았던가?(그럼에도 안 가는 것은 정말 조무래기 같은 범죄를 저질렀거나 모함이거나 뭐...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생각하진 않겠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보면 좀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전쟁이라는 것은 왜 일어날까?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전쟁은 엄청나게 많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책에서 나오는 코소보 사태의 경우 사실 한국과는 그리 관련이 없는(정치/경제적으로) 곳에서의 모습이었고 중동 지역의 전쟁은 경제적인 이슈를 가져오긴 했지만 결국은 해결이 되긴 했다. 또한 베트남 전 같은 경우 미국의 잠정적인 패배로 끝났다고 하지만 정치적으로 공격을 명했다면 결코 베트남 공산당이 이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홈그라운드에서 계속 폭탄이 터지는데 언젠가는 죽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더불어 이 책이 쓰일 때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던 중동의 시한폭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의 경우 뭔가 평화라는 것에서는 상당히 벗어나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다 이유가 있다.
모든 문제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다만 그 결과의 과정이 생각보다 국제적으로 가게되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흔히 ESG 경영이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세계 각국이 하나로 뭉치기로 했는데 과연 그래도 지켜질까?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석유를 팔고 있는 중동국가들이 과연 ESG를 다 지킬 수 있을까? 세계 각국들은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UN이나 WTO, WHO 등이 위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실력 행사가 불가능한 것은 어디까지나 '권장'이지 '강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에 수많은 독재자들이 있음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다문화를 추구해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볼까?
북한이 바로 그 한 예라고 생각이 된다. 북한과 전쟁을 하고 싶어도, 반대로 평화를 지키고 싶어도 주변 국가나 멀리가서는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극과 남극의 개발도 우주의 자원 역시도 각국이 서로 어느 정도 협의한 상태에서만 진행하고 있을 뿐, 어떤 법도가 딱 정해져서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거기다가 기술의 발달 때문에 각국의 영해는 50해리이다라는 명제가 '인공섬'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이러한 상황은 단지 한 국가가 아니라 여러 국가가 혼재되어 있다. 지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과거보다 더 혼란한 상태가 아닌가 싶다.
책이 의외로 재미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다. 심지어 제목조차 '지배의 '법'칙' 이라고 되어 있다. 누가 봐도 법이라는 내용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의외로 술술 잘 읽힌다. 하나의 역사서를 읽는 느낌이라고 할까?(역사서마저 읽기 싫다고 한다면 노답이다. 그런데 적어도 이 제목의 책을 읽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한편으로는 한국은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주인공이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대국 사이에 있기 때문에 줄타기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이러한 난세에 과연 어떤 인재가 나올 수 있을까? 외교관의 중요성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세계정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