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확신을 팔아라
우리가 애플 제품을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에 걸출한 브랜드가 있음에도 굳이 애플 제품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현대-기아라는 세계적인 브랜드의 회사가 한국에 있음에도 굳이 BMW나 벤츠를 더 높은 가격에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 제품이 우리에게 주는 무언가의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그 회사의 제품은 가지고 있는 것 자체로도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던가, 나중에 다시 팔 때도 높은 가격을 받아낼 수 있다던가 하는 그러한 확신 말이다. 물론 그 브랜드들이 그러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 했었던 다양한 활동들을 보자면 한 번에 짠 하고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박히기 시작하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된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는 나이키이다.
사실 내 눈에는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뭐가 좋은 지 알 수 없다. 심지어 나이키는 항상 더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슷한 다른 신발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이키의 마케팅 방식이 대단히 뛰어난 것일까? 물론 그런 것도 있다. 시티런과 같은 행사를 통해서 동질성이 있는 사람들을 묶어준다던가, 여러 방식의 콜라보를 통해서 다양한 제품의 협업을 이끌어내면서 다변화를 한다던가 하는 방식은 마케팅 적으로 굉장히 뛰어나다(심지어 한동안 나이키의 경쟁자는 닌텐도라는 책과 같이 실내에서만 죽치고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키가 파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욕망이다. 운동하고 밖으로 내보이고 싶은 그 욕망.
브랜드 네이밍조차 명확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3M의 풀네임은 미네소타 채광 제조회사(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 이다. 일단 어색한 이름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긴 이름을 고객이 기억이나 할까? 우리가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름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신경 쓰는지 한 번 고민해 보자면(한국의 경우 대부분 3글자이니 뭔가 딱딱 맞아떨어져야 하니까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겠다) 동일한 이름을 쓰는 사람이 많이 있는지, 그리고 이름이 혹여나 촌스럽지는 않은지... 아마도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지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네이밍은 조금 다른 것이 '누구나 기억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특히 사람은 6글자부터는 외우기도 어렵고 7글자가 넘어가면 아예 불가능하다고 한다. 과연 당신의 회사 네이밍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일까?
팔려고 애쓰지 마라. 그저 신뢰할 증거를 보여라.
이미 서비스업이 80%가 넘어가는 미국에서 이렇게 마케팅 부분이 발전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장 서두에 이야기를 했던 애플과 삼성과의 마케팅 차이는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삼성의 경우 너무 엔지니어링 적인 부분에 치중을 하고 있고 애플의 경우 제품의 성능보다는 제품이 어떤 부분에서 필요한지, 그리고 당위성에 대해서 글자를 최대한 적게 해서(사람들은 글자가 많고 말이 많은 광고를 사랑하지 않는다) 홍보를 하고 있다. 최근 삼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광고를 하고 있지만 신기술이 나오면 여지없이 그것을 홍보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그럼에도 수익은 모두 애플에서 가져가고 있다. 우리는 아직 삼성이라는 회사가 그러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삼성에서 일하는 마케터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