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추리소설 좋아해?
사람들마다 취향이 있긴 하겠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다. 단순히 만화 중에도 김전일이나 코난과 같이 트릭이 있는 다양한 추리 계열 만화도 좋아하곤 하는데 추리소설이 주는 묘미는 바로 내 머릿속의 예상과 실제 범인과의 다양한 반전이 매혹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이 맞으면 오히려 그 소설의 기대가 반감이 되는 느낌이기도 한데, 나정도에게도 간파될 정도라고 하면 너무 쉬운 문제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개인적으로 매우 둔한 편이다)
그런데 걔 중에도 한국 소설은 잘 읽지 않았었다.
주로 고전이라고 하면 셜록홈즈나, 애거서 크리스티 것을 많이 읽었고(사실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책들이긴 한데.. 후속작이) 일본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굉장히 자주 봤다. 고전은 정말 탄탄한 스토리가 일품이었다고 하면 일본 작가의 소설은 왠지 모를 자유로움(?)이 굉장히 신선했던 것 같다. 한국 소설의 경우 과거 몇몇 내용을 읽어봤지만 너무 뭐랄까 트릭이 과거 어디선가 사용되었던 것들을 도용한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긴 했다. 트릭을 찾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누가 '뒤통수를 쳤는가'에 대한 소설이다.
굉장히 신선하다.
나오는 주인공들이 상당히 다양한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5명인데 실제로 더 색다른 범인들이 존재를 한다. 결론적으로 경찰 빼곤 다 이상한 놈들이다. 그런데 그들끼리도 서로 뒤통수를 치는 것이 너무나 많다. 서로가 너무나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서로의 패를 보여주지 않는 그런 상황. 어쩌면 추리소설로서는 아주 알맞은 무대에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보았던 어떤 추리소설보다도 인물과 배경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추리라는 개념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게 묘한 매력이었다.
서로가 믿지 못하는 사회일까?
이 책을 읽고 있는 와중에 와이프가 심리학 대학원을 진학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주변에서 '범죄 심리학' 에 대해서 학습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이 심리학을 공부하고 나면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믿음' 이 사라진다고 한다. 사람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다양하게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여기 나온 모든 사람들이 바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서로가 서로 믿지 못하는 이런 사회에서 과연 누가 협력하여 일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범죄이기 때문에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마지막 반전이 상당히.... 묘하다.
특히 제일 마지막 한 문장은 묘한 느낌이라고 할까? 책을 좀 더 자세히 읽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어 다시 구석구석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이 사람은 분명 그렇게 비중이 없던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웃긴 상황? 그래, 바로 이것이 추리의 묘미다. 앞으로 읽어야 될 사람들을 위해서 내용을 적어 놓지는 않겠지만 뭔가 반전은 의외로 파격적이다. 꽤 오랜만에 한국소설을 굉장히 몰입도 있게 읽어봤던 그런 하루였다.